금융권의 e스포츠 마케팅
우리은행이 ‘2019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타이틀 스폰서로 참가하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스플릿의 공식명칭을 ‘2019 스무살우리 LCK Spring’으로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LCK 대회의 ‘2019 스프링 스플릿’, ‘2019 서머 스플릿’, ‘2020 스프링 스플릿’, ‘2020 서머 스플릿’ 등 4개 스플릿의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제작사인 라이엇게임즈는 LCK 중계방송, 롤파크 경기장, 현장 이벤트 등을 통해 우리은행 브랜드를 홍보한다.
마케팅 효과는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와 우리은행은 업계 최초 제휴카드를 출시 하였는데, 지난 2월18일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1만 계좌 개설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출시하는 적금 상품의 가입자수가 연간 3만 계좌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케이블TV와 네이버·아프리카TV·트위치 등 온라인 매체에서 중계할 때마다 홍보 이미지가 배너와 가상광고 형태로 노출되고 있으며, 오프라인 경기장인 롤파크에서도 우리은행 단독으로 ATM을 설치하는 등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중계 동시접속자가 20만 명을 넘어서는 등, 노출빈도가 높아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일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아프리카TV BJ 와꾸대장봉준(김봉준)은 블리자드와 토너먼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 ‘MPL(무 프로리그)’ 시즌2를 주최했는데, 이 대회에 신한금융투자가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같은 신한금융그룹계열사인 신한은행이 앞서 2000년대 중반부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등에 공식 후원 등을 진행한 바가 있지만, 신한금융투자가 e스포츠 마케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밖에도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는 지난해 11월 ‘배틀그라운드’ 개발사인 펍지주식회사가 주최한 e스포츠 대회 ‘KT 5G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챌린지’의 현장 예선 및 한국 대표 선발전에 서브 스폰서로 참여했다. 같은 달에 펍지주식회사는 ‘오렌지라이프 X 펍지 배틀그라운드 제휴 협약’을 맺고 게임 내 에티켓 캠페인, 배틀그라운드 인게임 아이템,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등을 통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보험사인 한화생명은 한 걸음 더 나아가 LoL 프로게임단을 운영중이다. 한화생명은 작년 4월 기존 프로게임단을 인수해 ‘한화생명 e스포츠(HLE)’라는 이름으로 재창단하고 게임단을 활용해 어린 e스포츠 팬들과의 접점도 늘려가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e스포츠 꿈을 향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토크콘서트를 열었고, 올해 초에는 팬들을 직접 초대하는 ‘HLE FAN FEST’ 행사를 진행했다.
금융사들이 e스포츠 쪽으로 눈길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10~20대를 타겟으로 한 ‘Youth마케팅’ 때문이다. e스포츠를 즐기는 주 연령대가 금융상품의 실 수요층이 아닌 10~20대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유망 고객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실제로 “과거 스타리그를 후원했던 신한은행의 청년 고객들이 현재 실질적인 주 고객층으로 성장해 신한은행의 성장을 함께하고 있다”며 “과거 영상들을 통한 기대하지 못한 브랜드 효과까지 감안하면 e스포츠 후원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산출이 불가능할 정도”라는 신한은행 관계자의 인터뷰도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타 스포츠에 비해 투자 비용 대비 홍보효과가 높다는 점이다. 타 스포츠에 비해 비용은 적게 들지만 온라인 중계, SNS 등을 통해 쉽게 퍼져나가는 e스포츠의 특성상 투자 비용 대비 엄청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e스포츠 산업은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e스포츠 산업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7.4%를 달성, 2021년에는 16억5천만 달러(약 1조8천5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가 2017년 기준 973억 원으로, 지난 2016년(933억 원)과 비교해 4.2% 증가했다고 분석했다.